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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서후면 이송천리 특별한 마을 총회를 가다
철도 복선화·골재 채취로 마을 주민들 피해 심각...그 앞에서는 공권력도 무용지물
2019-05-02 오전 9:27:14 황요섭 기자 mail hys11440@naver.com

지난 1일 오전 9시 안동시 서후면 이송천리 마을 회관에서는 특별한 마을 총회가 열렸다.

본격적 농번기임에도 60여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모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한다. 150여 세대 중에서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부락의 반장에게 의결을 위임한 세대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세대주 전원이 참석한 총회는 시작부터 진지하고 매 사안마다 토론이 뜨거웠다.

주민들이 이렇게 모이게 된 것은 최근 이곳 이송천리를 둘러싸고 한꺼번에 일어 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과 이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 ▲ 철도 공사로 인한 마을길 파손에 대해 대책회의를 벌이는 안동 서후면 이송천리 마을 주민들 ① >

우선, 중앙선 철도 복선화 사업으로 인해 주민들이 입은 피해는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가 되었다.

2017년 5월 부터 이 마을 뒤쪽에서 시작된 중앙선 철도 복선화 사업은 시작하자마자 터널 공사로 인해 무차별적인 발파 작업이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인근 한우 축산 농가의 임신우들이 유산 또는 조산으로 인한 폐사 사태가 속출했다. 기존의 비육우들도 발파에 놀라 사료를 잘 먹지 않는 탓에 일당 증체량은 물론 1등급 출현율도 현저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일부 주택의 경우 이 발파의 진동으로 인해 벽에 금이 가는 등의 피해도 있으며, 노약자의 경우 발파 소리에 놀라 정신적 불안정 상태를 상당 기간 겪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이 공사와 관련한 원인 규명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산업안전법」 및 안전규칙 등에 따르면 이와 같은 발파는 예상 피해(재해)에 대해 사전 충분한 시험과 대비 및 안전 조치를 강구하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으나 주민들에 따르면 이런 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로 인해 마을 농로 길을 포함한 동네의 도로가 심각하게 훼손되어 정상적 농작업은 물론 일부 구간은 통행도 용이하지 못할 만큼 파괴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민들의 제보에 따라 취재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더라도 이 도로 문제는 군데군데 파손되고, 특정 구간은 아예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해 보였다. 그래서 주민들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그때마다 안동시청이나 철도청은 완전한 복구는 커녕 기껏 한다는 것이 훼손된 부분만 일부 복구해준다는 대답이 전부여서, 급기야 오늘 이렇게 주민 총회가 열리는 단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 농로는 사전 설계도에는 사용하지 않기로 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는 데다 주민들이 농기계를 운전하는 중에 뒤따라 온 대형 덤프 트럭 등이 경적과 급브레이크 등으로 위협한 사례도 많아, 도로 파손은 물론 안전에 대한 불안까지 오롯이 주민들이 감내하여왔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다음은 이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육상골재 채취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 마을 136-1, 142-3번지 일대 34,000㎡(약 10,000평)에서 2017년 4월부터 시작되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육상골재 채취 작업은 이로 인한 대형 중장비의 통행으로 안 그래도 철도 공사 때문에 파손된 농로가 더 몸살을 앓고 있으며, 비산먼지는 물론 인근 토지의 훼손 등 그 피해 사례가 심각함에도 관할 지자체인 안동시는 주민들의 원성이 있을 때마다 현장에 나와 구두로 지도한 것이 전부라는 점에서 주민들이 혀를 차기에 충분해보였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급기야 이 마을 산 181번지 일대 36,000㎡(약 12,000평)에 달하는 산지가 아무런 허가도 받지 않은 채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 현장은 산림의 90% 이상이 수십 년 된 소나무로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보면 그 심각성은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 ▲ 불법 개발로 인한 환경 문제에 대해 대책회의를 벌이는 안동 서후면 이송천리 마을 주민들 >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관할 지자체인 안동시청의 대응과 조치를 보면 경악을 넘어 실소를 금치 못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마을 주민 A씨에 따르면 “산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고 있는 상황인데도 안동시가 한 조치라고는 고발장 내는 것과 형식적으로 현장에 와서 불법 시행자에게 공손히 부탁하고 가는 게 전부다”라며 무능한 공권력에 대해 더 이상 할말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에 주민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더 이상 묵과 할 수 없다며 당일 주민 총회를 통해 비상대책 위원회를 구성 하는 한편, 세부 대응책이 마련되는 대로 강력 대응을 천명하고 있어 향후 진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네를 가로지르는 하천이 두 개나 있어 “두시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리던 아름다운 마을, 외따롭기는 해도 대대로 땅이 비옥하고 인심이 넉넉해 한번 깃들은 사람들은 좀처럼 떠나지 않아 지금도 서후면에서는 가장 많은 주민들이 사는 동네, 미라골, 아래기, 까치개, 양지편 등 이름만으로도 가슴까지 아련해지는 이 평온한 마을에 한꺼번에 불어닥친 무분별한 개발의 재앙은 자칫 이 아름다운 이름마저 한 순간에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과 두려움이 촌로의 깊은 주름과 기자의 탁한 마음에 똑같이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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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낙동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9-05-02 09: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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